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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30. 07:27

고양이가 응시하는 그것 육아일상2017. 8. 30. 07:27


고양이가 시전하는 스킬중 가장 집중력을 요하는 것을 하나 고르라면 멍때리기 스킬을 고르겠습니다. 우리집 고양이 페퍼 또한 자주 이 스킬을 시전하는데요 도대체 이놈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고양이 머릿속엔 정말 알 수 없는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고양이 집사로써 그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 할 도리가 없으니 오로지 리스펙트만 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냥이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면 좋지 않거든요. 물리니까 여느때처럼 우리집 고양이는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어떤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페퍼가 응시하고 있는 곳을 쭈욱 따라가다 보니까 발견한 것이 있었는데













창가쪽에 놓여져 있었던 화분이었죠. 참고로 저 화분은 그리 오래 가지 못갔답니다. 고양이가 올라가는 곳에 물건을 함부로 올려놓으면 안되는 것이었어요. 어쨌든, 꽃을 감상하고 있는 것인가? 이놈 참 취미가 고상하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약간의 퍼덕거림의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화분안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페퍼에게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말 좀 해달라고 다그쳐 보았지만 결코 집사의 말에 쉽게 대답하는 쉬운 고양이가 아니었습니다. 저것보세요 오똑한 자세로 가습기 위에 올라가서는 안내려 오는 것을요. 오만한 고양이들은 왜 높은곳에 올라가면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지 아직도 의문점은 풀리지 않습니다만 너무 귀엽네요 
















페퍼가 응시하고 있는 그곳에 가까이 가보니까 화분안에 벌이 빠져 있더라고요

벌이 목이 말랐었나봐요. 왜 저 조그마한 화분안으로 들어갔었는지 지금도 미스테리입니다. 목이 심하게 말랐었던게 틀림없어요. 고양이는 청각에 예민한 동물이랍니다. 집사를 놀아줄때도 종종 한곳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종종 볼 때가 있거든요. 그럼 필시 벌레가 있을거에요. ㅋㅋ 과연 페퍼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화분안에 갇혀있는 벌을 보면서 집에 갇혀있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 했었던게 틀림없어요. 본인도 밖으로 나가고 싶겠죠. 사실 페퍼는 가끔씩 일탈을 하는 고양이에요. 깜빡하고 문을 닫아 놓지 않으면 밖으로 탈출해 버립니다. 안타깝게도 화분 안에 빠진 벌은 익사하였습니다.















페퍼는 벌의 임종을 지켜보고 싶었던 것이었죠. 벌에게는 좀 잔인하게 들릴수도 있겠네요. 지속적으로 고양이를 관찰하고 있었던 이유는 혹시나 화분을 깨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였어요. 그 전에도 저 창문 옆으로 올라가 옆에 있는 물건들을 떨어뜨렸을 때가 많이 있었거든요. 화분은 유리인데 깨지면 치우기가 장난 아닐텐데. 어쨌든 페퍼는 결국 나중에 저 위에 올라가 화분을 깨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분노하게 된답니다.

그래도 어쩔수 없어요 집사의 인생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익사한 벌의 명복을 빌면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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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로져